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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조 수련기

태극권을 배우며...
   
태극권을 배우며...

선생님께서 한의학과 태극권의 관계에 대해서 느낀 점을 적어보라는 말씀이 계셔서 글을 쓰려고 하니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계신데 이제 겨우 부채 초입을 배우고 추수 몇 번 해본 초보 수련자로서 이런 수련기를 쓰려니 참 송구스런 마음이 듭니다.

작년 11월12일 부터 시작된 태극권이 이제 6개월을 넘어서 7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7개월째 태극권을 해보지만 아직도 태극권이 제대로 되는 것 같지 않아서 느낀 점을 적는 다는 것이 주제 넘는 일이지만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기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강불식과 사기종인에 대해서 한의학과 연관지어 말씀드리겠습니다.

태극권을 시작하면서 선생님께서 책에 적어 주신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 말은 동양학문의 최고 경전인 주역(周易)에 나오는 글이라고 합니다.

象曰 天行健 君子以 自彊不息 상(象)에 가로되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가 이로서 스스로 굳세어 쉬지 않느니라.  -공자(孔子)가 주역을 설명한 상전(象傳) 중에서.

출전: 대산 주역 강해 (대산 김석진 강해. 홍역학회 편집/ 도서출판 대유)

위의 말은 주역의 64괘 중에서 처음에 나오는 중건천(重乾天)에 해당하는 괘에 해설에 나오는 글입니다. 중건천(重乾天)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태극기 네 귀퉁이에 있는 건(하늘), 곤(땅), 감(물), 리(불)에서 건괘가 두개 겹쳐진 모양입니다. 쉽게 얘기하며  작대기 여섯 개를 쌓아 놓은 모양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거듭 중(重)자에 하늘 천(天)이라고 하여 중건천이라고 하죠.

이건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참고로 말씀드린 거구요. 중요한건 하늘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즉 하늘이 늘 변함없이 운행하듯이 군자도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흐트러짐이 없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태극권을 할 때 잠시라도 방심하면 동작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되지 않고 자신의 습관대로 나오기 마련이고 요결에도 어긋나게 되죠. 특히 추수할 때는 딴 생각이 들어오거나 방심하게 되면 금방 상대방의 움직임을 놓치고 제압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항상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차리고 놓쳐서는 안 되겠죠.

이러한 태극권의 원리는 주역에 나오는 자강불식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부분이 어떻게 한의학과 연관이 될까 의문을 가지시겠죠.
그런데 질병이 어떻게 생기는가를 알게 되신다면 그 의문이 풀리시리라 생각됩니다.

태극권 요결 중에 어깨를 가라앉히고 팔꿈치를 늘어뜨리라는 침견수주(沈肩垂肘)라는 말이 있죠. 현대인들이 항상 스트레스 속에서 살기 때문에 어깨가 뭉쳐있고 약간 어깨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때 침견주수를 해준다면 어깨 결리고 목이 아픈 증상이 훨씬 좋아 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려드려도 잘 못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건 왜일까요?

그건 자신이 지금 현재 어깨를 들고 잔뜩 힘을 주고 있는 걸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도 걸어갈 때 가끔 제 자신을 보면 어깨를 들고 잔뜩 힘을 주고 걷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침견수주해야지. 송을 해야지. 하면서 어깨를 늘어뜨리거든요. 그러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태극권을 하면서 시작하게 된거죠. 그러니 그전까지는 계속 그렇게 하고 다녔겠죠.

자.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어깨를 들고 잔뜩 힘을 주고 계시지는 않은가요?

그렇다면 침견수주를 아는것, 기타 여러 가지 요결이나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현재  자신이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지, 즉 자신이 어떤 상태인가를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에 동의하시겠죠.

자기가 습관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안다는 것은 비단 어깨에 힘주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어떤 분이 한의원에 오셨습니다. 말씀하시길 늘 변이 묽고 설사를 하는 게 고민입니다.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여쭤보다가 보니 아침마다 빈속에 냉수를 한 컵씩 드신다고 하시는 겁니다. 이게 원인이었던 거죠.

빈속에 드시는 것은 속이 비어있는 상태라서 그 기운이 아랫배로 깊숙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참고로 말씀드리면 하복부에 있는 질병이나 아래쪽을 보하는 한약은 공복에 드시도록 한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냉수를 마시니까 빈속이라서 차가운 기운이 장까지 깊숙이 내려가서 당연히 설사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분들은 허리도 아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찬물 드시면 잠시후에 배가 싸르르 싸르르 하지 않으세요? 했더니 “그렇죠” 하시는데
그럼 왜 그렇게 하셨어요? 했더니 “그냥 좋다길래....”하시는 겁니다.

이런 모습이 우리 대부분의 모습 아닐까요. 남들이 좋다거나 어떤 권위자가 좋다고 하면 무조건 따르고 암기한 지식에 의거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자신의 상태는 무시하는 모습 말입니다. 그렇지만 건강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우리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데서 출발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내가 어깨에 힘을 주고 있구나 알아야 비로소 힘을 뺄 수 있고, 아무리 남들이 빈속에 냉수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해도 내가 먹어보니까 설사가 생기네, 배가 싸르르하네, 하는 신체의 반응을 무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실 때 의사가 충고를 주기 전에 공복에 마시는 냉수를 중단할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건강의 첫걸음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살피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흐트러짐이 없다는 자강불식이 건강의 첫걸음이라는 거죠.

* 참고자료.
음양탕(陰陽湯)
팔팔끓인 뜨거운 물에 차가운 물을 조금 부워 바로 복용하는 방법으로 인체의 상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생숙탕(生熟湯)이라고 하여 토사곽란 위장병의 명약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드셔도 기혈 순환에 아주 좋습니다.
(원리; 아래의 뜨거운 물은 위로, 위의 찬물은 아래로 대류하여 기혈순환을 도와줍니다. 반드시 뜨거운물 먼저!!! -아침에 냉수 대신에 한번 그렇게 드셔보세요. 아무 때고 물드실 때 이렇게 드시는 것도 좋구요.)



그런데 신체의 반응만 살피고 안다고 자강불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이 혈압이 오르고 뒷목이 땅기는 증상이 왔는데, 평상시에 화를 잘 내고 성격이 급하고 남을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분을 어떻게 치료하겠습니까? 이런 분들은 화기(火氣)가 위로 오르게 마련인데 침이나 약물로 화기를 내려드리는 치료를 주로 하겠죠. 그런데 그걸로 끝일까요?

당연히 반복되는 심리적 습관이 치료되어야 합니다. 즉 자꾸 화내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거죠. 인간은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가 아닙니다.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고, 마음도 몸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몸만 치료하는 것은 반쪽짜리 의학입니다. 그러면 제가 환자분에게 이제 화내지 마세요. 한다고 될까요?

‘네’하고 대답하시더라도 돌아서면 또다시 화를 내죠. 아니면 그게 ‘제 맘대로 안 되요’ 하시거나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걸까요?

어떤 사람이 라이터를 켰다가 껐다가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바닥에는 휘발유가 질펀하고 천정을 보니 바싹 마른 나무에 주위는 온통 건초더미가 있고 저쪽 구석에는 다이너마이트 상자에 ‘화기엄금’ 이렇게 쓰여진 상자가 있다면 그때도 라이터를 켰다가 껐다가 할까요?

아마 화내는 게 자신에게 위와 같은 상황이란 걸 확실하게 알게 된다면 누가 옆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도 당연히 화를 내지 않겠죠. 물론 때에 따라서는 화를 낼 필요도 있습니다만 제가 예를 든 것은 습관적으로 화를 내서 병이 온 사람이니까 혹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에게 정말로 필요한건 침도, 약도 아닌 자기 자신의 화내는 습관을 이해하는 일이죠. 자기가 화를 내려는 그 순간 아까 화약창고에서 라이터를 들고 있는 사람처럼,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또 예를 들어볼까요.
만약에 고속도로에서 차가 무지하게 밀려서 화가 납니다. 그런데 이 화를 어디다 냅니까. 그때 마침 애기가 울기라도 하면 괜히 애하고 아내한테 짜증을 내고 차는 그날따라 에어컨도 고장이라고 후덥지근하고 마침 아내도 남편한테 불만이 있던 터라 같이 고함이 오가면 애는 더 울고 대판싸움이 되고 말죠. 그러다가 평소에 혈압이 있던 남편은 갑자기 쓰러지면서 중풍이 오죠.

과연 이런 일이 그냥 지어낸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까요? 실제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겪는 일은 아닌가요?

그때 남편이 화내려고 하는 순간 자신의 마음을 잘 살폈다면 고속도로가 밀리는 걸 가지고 괜히 애기하고 아내에게 화풀이하는 바보 같은 자신을 살폈다면 자신이 자동차 위에 날개를 달아서 날아갈 수도 없고 어차피 막힌 길 어쩔 수 없다는 걸, 짜증내고 화내는 것이 아무런 쓸데가 없다는 것을 마치 화약 창고에 있는 사람처럼 확실하게 알았다면 그런 일이 없었겠죠. 심지어 이미 화를 내고 나서 싸우는 중간에라도 자신의 마음의 어리석음을 잘 살필 수 있다면 화내고 언성높이는 일을 그제라도 그만 둘 수 있었겠죠.

어떤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자신도 알고도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어떻게 하면 그러지 않을 수 있겠냐구요. 그러나 그건 정확히 알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정말 아까 예로 들었던 화약창고 안에 있는 사람이 라이터를 키겠습니까? 마음 한구석에는 괜찮겠지, 라든지 자신의 화를 풀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휩쓸리기 때문이죠. 자신의 동기가 하찮고 결과가 비참할 것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알고도 어쩔 수 없지는 않겠죠. 정확하게 알았다면, 마음으로 이해했다면 행동은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행동의 변화는 일이 지나간 다음에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마치 화약창고가 다 불에 타고 폭발로 날아간 다음에 라이터를 켜지 말걸 해도 소용없는 것과 같죠. 라이터를 켜려는 순간, 자신의 엄지손이 라이터 돌 위에 올라가는 순간 알아채야만 그 행동을 멈출 수 있는 것입니다. 즉 화를 내려는 순간 자신의 마음, 동기, 결과를 알아야 한다는 거죠.

어떤 사람들은 얘기하기도 합니다. 자신은 화낼 때는 앞뒤 안 가리지만 지나고 얘기하면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나 집이 다 타버리고 나면 집이야기를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즉 그 순간을 잡지 못하면 자신의 습관, 행동, 마음을 고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언제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습관에 젖어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 자신의 생각이 일어날 때, 무심코 행동이 나올 때 그 순간에 알아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죠.

이것이 바로 군자가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주변을 늘 돌아보고 살피는 자강불식의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몸과 마음의 건강에 첫째 가는 비결이겠죠. 



두 번째로 사기종인(捨己從人)에 대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보면 탈영(脫營), 실정(失精)이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전에 귀족으로 살다가 후에 천민이 되어 생긴 병을 탈영(脫營)이라 하고, 전에 부자로 살다가 후에 가난하져서 생긴 병을 실정(失精)이라고 한다. 비록 사기가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병이 속에서 생겨 몸이 매일 같이 수척해지면 기가 허해지고 으스스하면서 때때로 놀라게 된다.”라고 쓰여 있지요.

이런 질병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한마디로 얘기 하면 과거를 잊지 못하고 애 닳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번 부귀영화를 누리면 언제까지나 우리 옆에 붙어 있을까요?
최대한 누려도 죽음이라는 현상 앞에서는 결국 어떤 부귀영화라도 이별할 수밖에 없겠죠.

추수를 할 때 상대방이 밀고 들어올 때 버티면 어떻게 되나요? 결국 나가떨어지는 수밖에 없죠.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서 불행은 상대방이 밀고 들어 올 때처럼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아니야, 아니야 거부해도 사실은 변함이 없죠. 심리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위에서 예로든 탈영, 실정의 증상처럼 몸과 마음에 질병만을 얻게 됩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하겠지만 심리적으로 자꾸 과거에 연연하고 거부하는 것은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거죠.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서 즐거운 일도 다가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즐거운 일은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라죠. 그러나 추수할 때 다가왔던 상대방의 팔을 꼭 붙잡고 놓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마찬가지로 한방 먹겠죠.

위에 예로든 탈영, 실정의 증상도 즐거움이 왔을 때 너무 집착을 하였기에 그것이 없어질 때 충격도 그만큼 크게 받은 거죠. 즐거운 일이 다가 올 때 이것이 언젠가는 없어질 줄 안다면 크게 집착하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 다가 올 때도 이것 또한 언젠가는 없어질 줄 안다면 크게 낙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힘이 나겠죠.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얘기는 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흔히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는데요. 아마 저는 변방의 늙은이 새옹이 태극권의 고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수의 대가 말이죠.

중국 변방 국경 마을에 사는 노인이 있었죠.
늦게 얻은 아들은 이제 조금 청년 티가 나려고하고 아들 어려서 아내는 죽고 외롭게 살고 있었죠. 그리고 전 재산과 같은 말 한필이 있었답니다.

어느날 말이 집을 나갔어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말이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서 노인을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오히려 “길(吉)하다 흉(凶)하다 얘기하지 말아라.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만 해라.” 하는 거에요. 마을 사람들은 노인이 너무 충격이 크니까 저렇게 얘기하나 보다 불쌍하다하는 사람도 있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몇 달 후에 그 말이 암컷 수십 마리를 이끌고 돌아 왔어요. 그 말은 수놈이었거든요.
이번에도 마을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축하한다면서 동네잔치라도 해야 하지 않냐며 호들갑을 떨었죠. 그러자 노인은 이번에도 “길하다 흉하다 얘기하지 말아라.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만 해라.” 하는 거에요. 마을사람들은 노인이 동네잔치를 하기 싫어서 그런다는 둥, 구두쇠라는 둥. 수군수군댔죠.

그러던 어느 날 야생마를 길들이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병신이 되어서 목발 없이는 다닐 수 없게 되었죠. 이번에도 동네 사람들이 와서는 아! 그놈의 말이 애물단지라서 그러다는 둥, 차라리 그때 돌아오지 말았어야 한다는 둥, 심지어는 아들을 떨어뜨린 말을 죽이거나 ?아 버리라는 둥, 말들이 많았죠. 그런데도 노인은 “길하다 흉하다 얘기하지 말아라.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만 해라.”라고 하는 거에요. 마을 사람들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병신이 되더니만 미쳤구나 하면서 ?? 혀를 차면서 돌아섰죠.

그런데 나라에 전쟁이 터져서 온 동네 청년들이 전쟁터에 끌려가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다리병신인 노인의 아들은 징집대상에서 제외가 됐죠. 마을사람들은 너무 너무 부러워하면서 노인이 선견지명이 있다고들 칭송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요. 노인이 선견지명이 있었습니까?

다만 닥쳐오는 일에 대해서 길하다 흉하다 판단하지 않고 그냥 들어오면 맞아들이고 나가면 보냈을 뿐이죠. 흔들림이 없었을 뿐이죠.

아마 그때도 노인은 이랬을 겁니다.

“길하다 흉하다 얘기하지 말아라. 그냥 그런 일이 있다고만 해라.”

이런 노인이라면 위에 처음에 말씀드린 탈영, 실정의 질병은 걸리지 않겠죠. 탈영, 실정의 증상은 아주 심한 경우이구요. 우리가 평소에 스트레스로 오는 질병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처럼 닥쳐오는 일을 심리적 거부 없이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다면 수많은 질병이 범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라면 아주 먼 곳을 생각하지만 방금 벌어진 일도 순간순간 과거 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물론 벌어진 일을 수습하거나, 좋은 일을 즐기거나 나누는 것은 현재로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시간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말입니다. 변방의 노인이 자기 아들이 다쳤을 때 이미 그렇게 된 일이니 치료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을까요. 말이 수십 필이 들어 왔을 때 동네에 아주 불쌍한 사람에게 혹시 말 한필 주지 않았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마 아들도 최선을 다해서 치료했을 것 같고 불쌍한 동네 사람도 도왔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변방의 노인은 다만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데요. 나쁜 일이나 좋은 일이나 말이죠.



혹시 여러분 중에서 과거를 SAVE 해놓고 LOAD 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신가요? ^^ (오락을 좋아하시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은 오락 잘하는 분한테 물어보세요. 여기에 설명을 써 놓으면 썰렁해 지니까요.^^)
그런 분이 안계시다면 과거를 붙잡고 있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데 동의하시겠죠.

어떤 사람들은 어떤 일이 벌어지면 수습할 생각은 안하고 “그러니까 내가 뭐라고 그랬어~”하면서 떠들기 시작합니다. 저도 좀 그런 편입니다만, 물론 그걸 통해서 상대방에게 가르침을 주려는 의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의 분통을 터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은 좋은 일이거나 나쁜 일이거나 지나간 거죠.

어떤 사람이 카지노에서 대박을 터트렸다고 하죠. 그런데 오늘은 감이 좋아 하면서 계속하다보면 다 거덜 나고 말겠죠. 어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하고 악수를 하고 나서는 손도 며칠 안 씻는다고 하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죠. 저도 좀 그런 편입니다만, 만약에 그 연예인이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라도 걸렸다고 신문에라도 난다면 금방 화장실 가서 비누로 손 씻을 겁니다. 그것도 빡빡... 이렇게 부질없는 것을 집착하고 있는게 우리죠. 이미 지나간 일은 좋은 일이거나 나쁜 일이거나 지나간 거죠.    

자신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자꾸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 심리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언젠가는 없어질 것을 미리알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일.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겨도 자꾸 좋아 좋아 하면서 심리적으로 집착하지 않고 언젠가는 없어질 것을 미리알고 즐기는 일.
이것이 바로 자기를 버리고 상대방을 따르는 사기종인(捨己從人)의 원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래서 새옹은 태극권의 고수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태극권을 통해서 사기종인(捨己從人)의 덕목을 체득하신다면 좀더 유연하게 세상을 헤쳐나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좋아하는 것은 잡으려고 하고 싫어하는 것은 어떻게는 벗어나려고 합니다. 태극권을 할때 상대방을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반드시 상대방에게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좋은 대로 일이 진행되어도 그 상황을 잘 살펴서 이게 언제 끝이나는가를 잘 염두에 두시고 청경을 하듯이 조심스러워야 하며, 자기에게 나쁘게 일이 진행되어도 실망하고 자포자기 하지 말고 그 상황이 어떻게 벌어지는가 기회를 살펴 좋은 상태로 바꿀 수 있어야겠죠.  

이처럼 태극권의 경구는 비단 태극권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건강에도 지침이 될만한 금과옥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태극권을 통해 익혀 생활에서도 자강불식, 사기종인하셔서 삶, 인생과 벌이는 한판 승부에 추수를 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ps. 그리고 태극권 자체로 스트레스 해소, 심장질환예방, 하체단련, 기혈순환, 축기(蓄氣 기운, 생체 에너지를 모음)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어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런 내용은 다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어 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를 기약하구요.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147-1번지 (2층) TEL: 424 - 0015

 
 
등록일 2004-06-13 01:30
등록자 태극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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