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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희윤 수련기

   
                                                                         남희윤
이찬 선생님께서 태극권 수련기 작성하기를 권하셨다. 하필이면 태극권을 꾸준히 수련해 한창 재미있어 할 시기가 아니라 간혹 도관에 나와 간신히 따라가는 이때에 권유를 하셨을까..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수련생이란 것을 눈치 채신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처음 태극권을 배웠던 마음으로 돌아가 보았다. 막상 수련기를 쓰려고 기간을 따져보니, 횟수로는 몇 년간을 수련했지만 몇 달씩 빠진 기간이 많아 실제로 태극권을 배운 기간은 짧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시기에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 한의사 선생님께서 태극권을 권하셨고 “이찬 태극권 서초 도관”에 입관한 것은 2003년 3월 이었다.

초기에, 한 가지 동작을 익히기에도 힘들었던 나를 관장님께서는 다른 사람보다 한 템포 늦춰 진도를 내주셨고, 각 동작의 단계를 더 세분화 해 주셨다. 권가의 예비식에 들어갈 때, 눈으로 보지 않고도 앞 발끝을 십 일자로 맞추는 것을 배울 때였다. 보지 않고 어떻게 할 수 있냐며 발만 뚫어져라 보면서 연습했다. 눈으로 보지 말고 앞을 보면서 연습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몸의 위치 감각을 기르는 훈련을 한다면 가능한 일이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사람은 눈을 감고도 내 관절이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책상에 앉아서 다리를 보지 않고도 다리가 교차하고 있는지 쭉 뻗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작마다 미세한 차이를 맞춰가면서 연결해 나가려면 좀 더 예민한 감각이 필요하겠구나.. 이렇게 공간에서의 내 몸의 위치감각을 통합하는 훈련을 하면서 몸의 자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후에 책을 보면서 그 한 동작 안에 12요결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을 보고 있지만 태극권을 지속적으로 수련하는 동안에... 순간 온 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머릿속에서도 권가를 하는 내 동작이 느껴졌다. 태극권에서는 몸의 중심부에서의 미세한 변화 차이로 몸통과 양팔과 다리가 어떻게 선을 이루느냐에 따라 자세가 달라졌고 12요결은 내가 처음 느낀 예비식에서의 시작 자세뿐 아니라 권가의 한 동작 한 동작마다 담겨져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태극권에서는 허리가 중심이다. 다리에 뿌리를 두고 양팔은 중심인 허리를 따라가면서 그 모두가 동시에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말씀하시지만 그 모두가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권가를 반복해 연습하면서, 당연한 일인 공간 안에서 신체가 움직인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왔다. 양 다리로 중심을 잡고, 허리는 곧추 세우고, 어깨에서는 움직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안정성을 갖추어 주고, 그 상태에서 양 손의 움직임을 주면서 한 가지 동작이 시작되는 것과  끝나는 것이 하나 됨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걷고 있을 때 내 몸의 위치에 대한 감각도 다시 느끼게 되고 중력에서의 몸의 움직임도 새로워 졌다. 

초기 수련 시에 움직임을 그리는 것이 태극모양이라 태극권인가요? 라는 질문을 한 기억이 난다. 움직임 자체가 아닌 태극권의 원리 자체가 태극이란 걸 느끼면서 하는 권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직까지도 12요결을 다 지켜가면서 완성하는 태극권에는 못 미치지만 내 나름의 느낌을 찾아가며 권가를 연습한다. 그러면서, 권가의 한 동작을 하는 동안... 감각 수용기에서 받은 감각을 하나의 동작인 운동으로 통합하고, 이 순서 다음엔 이런 순서라는 기억을 통해 생성된 정보를 뇌에 통합시키면서 하는 태극권은 기억력의 증진은 물론 일종의 감각 운동 통합 훈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몸을 움직여 가면서 주는 고유수용각, 전정감각들이 뇌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공급되고 활성화 되어 유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다가오는 상대방의 힘을 맞부딪혀 깨버리지 않고 흘려버리면서 내 중심은 잃어버리지 않는 원리와 태극권 안에 담겨진 동양철학은 신체적인 운동을 정신적인 것으로 승화 시켰다.  그래서 마음을 진정시켜 편안함을 주고 신체적으로 건강해 짐은 물론 생활의 여유를 갖게 하고, 내면의 균형을 잡고 남을 바라보게 되는 것.. 이 모두가 태극권을 배우면서 하나씩 느껴지는 삶의 철학이 아닐까 싶다.

태극권을 마치고 나니 다음 과정도 계속 되었다. 그러나 지금껏 배웠던 과정을 반복해서 익혀도 평생 다 배우지는 못할 것 같다. 수련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나오지 못해 실력이 많이 늘지는 못했다. 또 지금은 매일 도관을 나오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태극권 할 때의 감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아마도 처음의 마음을 되새겨 보라고 하셨던 것일까?? 수련기를 적다보니 수련 동안의 느낌 보다는 처음 배우던 때의 마음가짐과 태극권을 하면서 내 생활의 변화를 한 번 더 점검해 보게 되는 것 같다. 이 느낌을 기억하는 한 항상 태극권은 내 평생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을 것이고 언제라도 다시 방문하게 될 것이다.

 
 
등록일 2005-08-12 23:24
등록자 태극권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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