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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영실 태극권 수련기

수요일이다. 출근을 안해도 되는 날이다. 집과 한의원을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나에게 수요일은 약간의 이벤트 같은 날이다. 눈이 오는 날도 비가 오는 날도 나는 잠실롯데백화점 문화센터를 간다. 거기서 태극권을 수련하는 시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다. 2년의 세월이 더 지났으니---.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한의원을 쉴 때이다. 나는 몸과 마음이 아주 많이 지쳐있었다.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나란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이 들던 그런 때이다.

                                             
운명처럼 나는 내 ‘살아있음’의 확인을 위해 태극권을 시작했다. 한의과 대학을 다니던 시절, 동양학을 하던 우리들은 태극권을 조금씩 맛봤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으로 선택한 태극권, 그러나 시간이 무려 20년 가까이 흐른 상태였다.

 

약간의 긴장과 약간의 흥분으로 문화센터를 간 첫 날, 그 기수가 하필이면 신입회원이 나밖에 없는 상황이라 퍽이나 당황스러웠다. 낯가림이 심한 나로서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줍잖게 조금씩 따라하고 첫 수업을 마치자 선배님들은 아주 편하게 차 한 잔 하자고 하셨다.

          
삥 둘러앉은 자리에서 여러 선배님들이 10년 가까이 태극권을 수련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일편단심으로 10년을 수련한다는 것은 아무나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이지 않은가! 게다가 단발머리의 소녀 같은 분이 무려 나보다 5년이나 연장자라는 사실에 태극권을 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러구러 시간이 흐르고 나는 다시 한의원 원장 자리로 돌아왔다. 집에서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손을 빌리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고 한의원에서는 야간진료까지 해야 한다. 어떤 직업이 힘들지 않겠냐 만은  때론 몸과 마음이 정말 많이 지친다. 

          
 

그럼에도 나는 태극권을 놓치 않고 있다. ‘氣’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한의학을 하는 입장에서 氣感을 느끼고 내 몸이 우주의 일부분이 되는 듯한 느낌.. 태극권은 움직이면서 하는 명상이다. 나는 움직이면서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리고 아주 진지해진다. 들이 쉬고 내쉬고.....내 몸이 호흡한다. 그리고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콤한 피곤함과 맑고 고요한 마음이 찾아온다.

 

태극권의 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다. 하지만 내가 태극권을 만나고 이찬 선생님을 만나고 여러 동지(?)들을 만난 이 행운에 감사한다. 내 몸에 흐르는 이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태극권 얘기를 하곤 한다. 모든 사람이 태극권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맛을 알게 되는 행운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정말이지 감사할 일이다.                

 

 경희필한의원 천영실 

          
 


 
 
등록일 2011-06-28 16:55
등록자 태극권 관리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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